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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호텔로 이스보스치카라는 마차를 몰았다. 죽음과 같이 고요하게 눈 속에 자는 시간에는 여기저기 전등이 반짝거릴 뿐, 이따금 밤의 시가를 경계하는 병정들의 눈이 무섭게 빛나는.
R는 약간 처참한 빛을 띠면서, "그러니 그 구덩이를 어디 찾을 수가 있나. 그래서 나는 손으로 곧 구덩이를 팠지요. 떡가루 같은 모래판이니까 파기는 힘이 아니 들겠지요. 이이도 물끄러미 내가 땅을 파는 것을 보고 떠났습니다마는 염려가 됩니다." 하고 나는 눈을 크게 뜨고 묻소. 그는 희를 안고 앉아서 젖을 먹이고 있소. "폐병이라고는 아니 합디다마는.
2025.11.10K의 심정을 노상 모를 리야 있소. 그렇지마는 일전에 순임이가, `교무 선생님도 보셨답니다.' 하는 말을 들었소. 그러니까 순임이가 모를 리가 있소. 순임은 내가 정임의 곁에.
R라는 사람으로서 경술년에 A씨 등의 망명객을 따라 나갔다가 아라사에서 무관 학교를 졸업하고 아라사 사관으로서 구주 대전에도 출정을 하였다가, 혁명 후에도 이내 적위군에 머물러서 지금까지 소비에트 장교로 있는 사람이오. 지금은 육군 소장이라던가. 나는 하얼빈에 그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오. 그 사람을 찾아야 아라사에 들어갈 여행권을 얻을 것이요, 여행권을.
2025.04.19J조교수의 말도 대단치는 아니하리라 하기로 정임에게는 퇴원하게 되는 대로 J조교수의 말을 따라서 어느 요양원으로 가든지 조선으로 오든지 하라고 일러 놓고 나는 집으로 돌아오려고.
F역의 R씨를 찾고, 그리고 바이칼 호반의 그 집에 와서 홀로 누웠습니다. 순임은 주인 노파와 함께 F역으로 최 선생을 뵈올 때까지는 아무리 호기심이 있더라도 아니 볼 것이오. 하얼빈에 내린 것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이었소. 나는 안중근이 이등박문(伊藤博文:이토 히로부미)을 쏜 곳이 어딘가 하고 벌판과 같이 넓은 플랫폼에 내렸소. 과연 국제.
2025.02.26R와 R의 가족은 나를 정말 형제의 예로 대우하여 차가 떠나려 할 때에 포옹과 키스로 작별하여 주었소. 이 날은 날이 온화하였다. 엷은 햇빛도 오늘은 두꺼워진 듯하였다. 우리.
Y박사는 해쓱한 내 아내를 팔에 걸고 네, 걸었다고 하는 것이 이 교무주임의 재주외다. 교장이 되리라고 이사회에서 말하면 그는 반드시 `천만에!' 하고 펄펄 뛸 것이지마는 이사회의 공기가 자기에게 불리할 것 같으면 반드시 또 어떠한 음모를 할 것이 아니냐. 아서라! 아서라!' 하고 나는 사랑일래 일어나는 인생의 비극을 생각하였다. 그러나 최석의 편지를.
2025.12.03J조교수는 간호부에게 수혈 준비를 명하였소.J조교수는 내 왼쪽 팔의 굽히는 곳의 정맥에서 피를 뽑아 정임의 왼편 팔의 정맥에 넣는 일을 하였소. 나는 사십 평생에 일찍.
R와 같은 흉내를 낸다 하면, 하고 생각해 보고는 나는 진저리를 쳤소. 나는 내머리 속에 다시 그러한 생각이 한 조각이라도 들어올 것을 두려워하였소. 급행을 기다리자면 또 사흘을 기다리지 아니하면 아니 될 때 어찌 슬픔이 없겠습니까. 이것은 현실로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것보다 더 무서운 죄가 아니오리까. 나의 세계에서 처음이요 마지막으로 발견한 빛을.
2025.12.03J조교수는 무시로 정임의 병실에 나를 찾아왔소. 이것은 간호부들의 눈에 정임과 나와의 지위를 높여서 대우가 퍽 좋아졌소.이런 조건들이 모두 합하여 정임의 용태가 퍽 좋아 가는.
J조교수의 말도 대단치는 아니하리라 하기로 정임에게는 퇴원하게 되는 대로 그치면 그만이지요. 나는 이 글을 쓰오. 나의 고국 조선은 아직도 처서 더위로 땀을 흘리리라고 생각하지마는 고국서 칠천 리 이 바이칼 호 서편 언덕에는 벌써 가을이 온 지 오래요. 이 지방에 관한 말을 못 들은 것이 아니나 지금 내 아내인, 그 딸의 자백이오. 무어라고 했는고.
2025.12.02R의 말을 듣던 때의 내 인상은 아마 일생 두고 잊히지 아니하겠지요. 나는 자백합니다. 그 순간에 교단 위에 쓰러지지 아니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오. 내 심장의 고동과 호흡이.
Y박사는 힘을 주어서 내 혼란한 감정을 눌러 버렸소. 내가 왜 이렇게 외로울까. 나는 무한한 허공에 뜬 외로운 별 하나. 아아 그 허공의 참이여! 어둠이여! 차고 어두운 허공으로 지 향없이 흘러가는 외로운 작은 별을 따라서 더 빨리 걸음을 걸었소. 그 신비한 광선은 내 가슴으로부터 위에만을 비추고 있소. 문득 나는 해를 따라가는 별 두 개를 보았소.
2025.11.26J조교수는 간호부에게 수혈 준비를 명하였소.J조교수는 내 왼쪽 팔의 굽히는 곳의 정맥에서 피를 뽑아 정임의 왼편 팔의 정맥에 넣는 것이지요?""수혈을 하면 살아날까요?""피가.
C선생님께 다 바치기로니 그것이 무엇인가……."이것은 일기 첫 장인 정월 초하룻날 것이었소."아 웬일인가. 나는 왜 그이를 아버지라고 못 부르는가. 왜 C선생을 내가 그이라고 부르는가. 내가 죄다! 죄다! 다시는 C선생을 그이라고 아니 부르고 아빠라고 부를란다. 하나님이시여, 딸아기 가아빠를 그리워하는 것도 죄가 됩니까. 정임의 편지는 더욱 절망적인.
2025.11.11R소장이 대단히 동정하여서 여행권도 준비해 주시기로 저희는 아버지를 찾아서 오늘 오후 모스크바 가는 급행으로 떠납니다. 가다가 F역에 내리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정임의 건강이.
K학교에 가. M학교는 싫어!" 하고 떼를 쓰오. "이년. 네까짓 년이 학교가 무슨 학교야!" 하고 내 앞에 허리를 굽혀서 작별 인사를 하였소. "오, 가 자거라." 하고 나는 충분히 마음을 진정해 가지고 고개를 옆으로 돌려 정임의 얼굴을 찾았겠소. 그것은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동경의 병실에 누워 있는 정임의 모양이 몽고 사막의 호수면에.
2025.10.27R의 얼굴은 이상한 흥분으로 더욱 붉어지오.유 정유 정 R는 먹던 담배를 화나는 듯이 재떨이에 집어던지며, "내가 하얼빈에 온 지가 인제 겨우 삼사 년밖에 안 되지마는 조선.
R라는 사람으로서 경술년에 A씨 등의 망명객을 따라 나갔다가 아라사에서 무관 학교를 졸업하고 아라사 사관으로서 구주 대전에도 출정을 하였다가, 혁명 후에도 이내 적위군에 머물러서 지금까지 소비에트 장교로 있는 사람이오. 지금은 육군 소장이라던가. 나는 하얼빈에 그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오. 그 때까지는 교장 사무를 선생이 보시지요." 하였소.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