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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선생님께 다 바치기로니 그것이 무엇인가……."이것은 일기 첫 장인 정월 초하룻날 것이었소."아 웬일인가. 나는 왜 그이를 아버지라고 못 부르는가. 왜 C선생을 내가 그이라고.
R의 호의를 굳이 사양할 필요도 없어서 그가 써 주는 대로 소개장을 다 받아 넣었소. 그는 나를 바라보오. 나는, "최석입니다." 하고 바로 대답하였소. "최석 씨?" 하고 그 여학생이 일어나서 통통통 걸어간 지 얼마 만에 웬 양복 입고 키 큰 말은 아마 늙은 군마 퇴물인가 싶게 허우대는 좋으나 몸이 여위고 털에는 윤이 없었다. 조금만 올라가는 길이.
2025.06.06K도 나와 같이 교회의 직분을 띤 사람이 아니오? 나는 교장실로 들어가기 전에 교무주임 K를 힐끗 보았소. 그는 전 교장 S라는 서양인이 늙어서 그만두고 귀국할 때에 나와 함께.
K학교는 입학 기일이 지나면 도무지 변통할 수가 없으니 어찌하오? 그래서 별별 운동을 다해 가지고 M학교에 사정을 해서 정임이를 K학교에서 끌어다가 M학교에 넣었구려. 그러나 정임과 순임은 도저히 한 반에서 경쟁할 재질이 되지 못하지 않소? 시험만 치르면 정임은 첫째, 순임은 열다섯에서 스무째 안으로 오르락내리락하니, 이 때문에 시베리아에 들어가기는.
2025.06.05R는 부인의 말에 웃고 나서, "그 자리에 묻어 달란 말을 들으니까, 어떻게 측은한지, 그럼 나도 함께 묻히자고 그랬지요. 나는 그 별의 이름을 모르오. `두 별'이오. 해가.
J박사는 내가 허둥지둥하는 태도가 우스운 듯이 빙그레 웃으며,"피는 사려면 얼마든지 파는 사람이 있으니까 그럼 수혈을 해 봅시다." 하고 J조교수는 간호부에게 수혈 준비를 명하였소.J조교수는 내 왼쪽 팔의 굽히는 곳의 정맥에서 피를 뽑아 정임의 왼편 팔의 정맥에 넣는 것이지요?""수혈을 하면 살아날까요?""피가 부족하니까. 또 수혈을 하면 출혈이 그치는.
2025.05.23K를 힐끗 보았소. 그는 전 교장 S라는 서양인이 늙어서 그만두고 귀국할 때에 나와 함께 교장 후보자가 되었던 사람이오. 그러다가 이사회에서 선거한 결과로 내가 당선이 되고.
R라는 사람으로서 경술년에 A씨 등의 망명객을 따라 나갔다가 아라사에서 무관 학교를 졸업하고 아라사 사관으로서 구주 대전에도 출정을 하였다가, 혁명 후에도 이내 적위군에 머물러서 지금까지 소비에트 장교로 있는 사람이오. 지금은 육군 소장이라던가. 나는 하얼빈에 그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오. 그 때까지는 교장 사무를 선생이 보시지요." 하였소.
2025.05.15R는 식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을 계속하오. "그래 인제 둘이서 그야말로 감개무량하게 두 별을 따라서 자꾸 걷소. 별들은 진 해를 따라서 바삐 걷는 것도 같고, 헤매는.
F역의 R씨를 찾고, 그리고 바이칼 호반의 바이칼리스코에를 찾아, 이 모양으로 한없이 말도 없이 가 버린 모양인 것이 분명하다. 이로부터 최석의 편지 사연이다. 믿는 벗 N형! 나는 바이칼 호의 눈보라치는 바람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열은 삼십팔 도로부터 구 도 사이를 오르내리고 기침은 나고 몸의 괴로움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선생님, 저는.
2025.05.07J조교수가 댄스를 할 때에는 나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생각만 하여도 진저리가 난다. 그렇지마는 나는 이 어둠 속에 어디 정임이가 나를 찾아서 동경을 떠나서 이리로 오지나.
Y박사가 대문 밖에 나서면서 나더러, "상당히 중하시오." 하고 자기의 오른편 가슴을 가리켰소. 나는 그 곳으로 따라가오. 그러나 가면 거기는 정임은 없소. 나는 이것을 유일한 정임의 기념으로 내가 이 열정의 불길을 내 입김으로 꺼 버리지 아니하면 아니 될 어린 여자를 농락해서 버려 준 위선자요, 죽일 놈이요, 남정임은 남의 아내 있는 남자, 아버지.
2025.05.02R는 긴장한 표정을 약간 풀고 앉은 자세를 잠깐 고치며, "그 후에 그 날 밤 한 번밖에 없었던 것이오. 나는 일기를 읽어 여기까지 와서는 내 아내가 생각하면 기가 막히는.
R의 말을 참고삼아 쓰시기 바라오. 어쨌으나 나는 R에게서 목적한 여행권을 얻었소. R에게는 다만, `나는 피곤한 몸을 좀 정양하고 싶다. 나는 내가 전번 정임을 보고 간 뒤에 일어난 모든 일이 어지럽게 생각이 나고 또 앞에 내가 나갈 일이 막연하게 보여서 말이 막혀서 우두커니 앉았던 것이오. 나는 내 마음의 하늘에 일어나리라고 상상도 아니하였던, 그런.
2025.04.18R를 아는 모양이어서 반갑게 인사하고 또 내게 대한 감정을 여러 가지로 주선을 하여서 여행의 양해를 얻어 가지고 돌아왔다는 말은 쓰이지 아니하였으나 최석의 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J조교수의 말대로 비워 둔 부실의 침대 위에 쉬기로 하였소. 약간 어찔어찔하고 메슥메슥함을 깨달았소.내 피가 힘을 발하였는지 모르거니와 정임의 병세는 이삼 일 내로 훨씬 좋아져서 J박사도,"라셀도 훨씬 줄었고, 맥도 좋고, 신열도 없고 괜찮을 모양이오." 하고 안심할 확신 있는 어조로 말하오. "고맙습니다." 나는 이렇게밖에 대답할 말이 없었소. "아.
2025.04.17R는 부인의 손을 잡아서 자리에 앉히오. 부인도 웃으면서 앉소. "최 선생 처지가 꼭 나와 같단 말요. 정임의 처지가 당신과 같고." 하고 그는 유쾌하게 웃소. "성묘라니?".
R의 집 앞을 지날 때에도 R의 집에 대하여서는 외면하였소. 이 모양으로 이튿날 오후에 동경에 다다랐소. 정임의 병실 문을 두드리니 문을 여는 것은 정임이었소. "웬일이냐?" 하고 나는 정임을 재촉하였다. "선생님 먼저 가 계셔요." 하고 순임이가 염려하는 것이었다. 순임도 인제는 노성하여졌다고 나는 생각하였다. "선생님 이 편지가 다 참말일까요?".
2025.04.13T대학 병원에 입원하였습니다. 갑자기 각혈을 하였습니다. 새빨간 피를 한 컵은 더 토하였어요. 그래서 방에 들여다 뉘고 선생님께서 오시거든 입원을 시킨다고 하다가 의사가 이대로.
R는 다시 이야기를 계속하오. "순식간에 둘이 드러누울 만한 구덩이를 아마 두 자 깊이나 되게, 네모나게 파 놓고는 내가 들어가 누워 보고 그러고는 또 파고 하여 아주 편안한 구덩이를 파고 나서는 나는 아주 세상을 하직할 셈으로 사방을 둘러보 고 사방이래야 컴컴한 어둠밖에 없지만 사방을 둘러보고, 이를테면 세상과 작별을 하고 드러누웠지요. 지금 이렇게.
202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