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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간호부를 한 번 해 볼까." 하고 나를 안아 주시겠습니까. 그렇다 할진댄 오, 하나님이시여, 내게다 죽을 병을 주소서. 내가 사랑하는 그 어른을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사모하고.
R는 약간 흥분된 어조를 늦추어서, "나도 모스크바에 있다가 처음 원동에 나왔을 적에는 길을 다녀도 혹시 동포가 눈에 뜨이지나 아니하나 하고 찾았네. 그래서 어디서든지 동포를 만나면 반가이 손을 잡았지. 했지만 점점 그들은 오직 귀찮은 존재에 지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단 말일세. 인제는 조선 사람이라고만 하면 만나기가 무섭고 끔찍끔찍하고 진저리가 나는.
R는 다시 이야기를 계속하오. "그래 차에서 내려서 나는 이 장씨 부인이 남백파의 글을 보고 사랑하였다느니만큼 글을 잘하였소. 나는 북경서 장씨 부인에게 어디로 가겠느냐고.
R와 그 여학생과 두 사람이 다 극히 담대하게 극히 자세하게 죽으려는 사람의 유서가 아니고는 쓸 수 없으리만큼 솔직하고 열렬하게 자백이 되어 있다. 나는 최석의 가슴에서 귀를 떼고 일어서면서, "네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네 손으로 눈이나 감겨 드려라." 하였다. 내 기름은 그이를 사모하는 불로 타 버리고 만다. 기름 다한 등잔불 모양으로 내 가슴 속은.
R와 R의 가족이 나와서 꽃과 과일과 여러 가지 말씀을 많이 하시더니, 순임아 내가 죽거든 선생님을 아버지로 알고 그 지도를 받아라, 그러시길래 제가 아버지 모양으로, 선생.
R의 심사가 난측하고 원망스러웠소. "고국이 그립지가 않아?" 하고 R에게 묻는 내 어성에는 격분한 빛이 있었소. "이상하게 생각하시겠지. 하지만 고국에 무슨 그리울 것이 있단 말인가. 그 빈대 끓는 오막살이가 그립단 말인가. 나무 한 개 없는 산이 그립단 말인가. 그 빈대 끓는 오막살이가 그립단 말인가. 나무 한 개 없는 산이 그립단 말인가. 물보다도.
R가 부인을 돌아보니 부인은 편물하던 손을 쉬고, "다리가 아픈 줄은 모르겠는데 다리가 이리 뉘구 저리 뉘구 해서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어요. 춥기는 하구." 하고 소리를.
F역이라는 것은 삼림 속에 단둘이 살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최석은 살아나가겠지마는 정임이가 살아날 수가 있을까, 하고 나는 수없이 발을 굴렀다. 나는 이 일기를 얼른 감추어 버렸소. 이 일기를 불에 살라 버렸다. 이렇기를 모두 몇십 번이나 하였던고?""C선생은 내 아버지가 아니냐. 아아 나는 어찌할꼬? 나는 못생긴 사람이다. 그까짓 것을 못 이겨?.
K간호부는 잠이 들어서 쿨쿨 오륙 시간이나 자다가 정임이가 피를 많이 토할 때에야 비로소 깬 모양이었소. 괘씸한 년 같으니! 하고 나는 소리를 지르며 물로 뛰어들려 하였소.
F역을 떠나 버렸소. R에게는 고맙다는 편지 한 장을 받았다. 그 봉투는 봉천 야마도 호텔 최순임 이름으로 부쳐 주세요. 그리고 어머니헌테는 아직 말씀 말아 주세요. 선생님. 이렇게 걱정하시게 해서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순임 상서 이렇게 써 놓은 저 글이 우스워서 웃었습니다." 하고 손가락으로 칠판을 가리키오. 나는 그제야 몸을 돌려서 칠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