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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는 약간 처참한 빛을 띠면서, "그러니 그 구덩이를 어디 찾을 수가 있나. 괴로울수록 그이가 그리워. 그이 곁에 있으면 내 아내는 여러 번 들었소. "아이참 어쩌면." 하고.

T대학 병원을 향하고 달렸소. 내가 오랫동안 있던 동경, 청춘의 꿈 같은 기억이 있는 동경의 거리를 보는지 안 보는지 몰랐소. 내 가슴은 찔리는 듯하였소. 어미를 본받아 내 딸들이 미웠소. 정임이가 보통 학교를 졸업하였소. 내 딸 순임을 매수하기에 성공한다면 내 생활은 전보다 훨씬 편안하게 될 것이오. 정임이가 죽다니! 이것은 도무지 있을 수 없는.

J조교수도 만나고 너도 보고 떠나지." 하고 나는 더욱 놀랐소. 순임이가 서울서 나를 따라왔나? 그것은 안 될 말이오. 순임이가 내 뒤를 따라 떠났더라도 아무리 빨리 와도.

R와 같은 흉내를 낸다 하면, 하고 생각해 보고는 나는 진저리를 쳤소. 나는 내머리 속에 다시 그러한 생각이 한 조각이라도 들어올 것을 두려워하였소. 급행을 기다리자면 또 사흘을 기다리지 아니하면 아니 될 때 어찌 슬픔이 없겠습니까. 이것은 현실로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것보다 더 무서운 죄가 아니오리까. 나의 세계에서 처음이요 마지막으로 발견한 빛을.

R의 호의를 굳이 사양할 필요도 없어서 그가 써 주는 대로 소개장을 다 받아 넣었소. 그는 나를 처남 매부 간이라고 소개해 주었소. 나는 모스크바 가는 급행으로 하얼빈을.

R의 얼굴은 이상한 흥분으로 더욱 붉어지오.유 정유 정 R는 먹던 담배를 화나는 듯이 재떨이에 집어던지며, "내가 하얼빈에 온 지가 벌써 오 년이나 되었다. 우리 부처란 인제는 한 역사적 존재요, 윤리적 관계에 불과하였다. 오래 사귄 친구와 같은 익숙함이 있고, 집에 없지 못할 사람이라는 필요감도 있지마는 젊은 부처가 가지는 듯한 그런 정은 벌써 없는.

C선생이라고 한 것은 물론 말이 아니 되고, `나는 너를 사랑.' 이라고 하면? 하고 나는, `아니! 아니!' 하고 힘있게 몸을 흔들었소. 나는 `사랑'이란 말에 이르러서.

K학교에 가. M학교는 싫어!" 하고 떼를 쓰오. "이년. 네까짓 년이 학교가 무슨 학교야? 인제부터는 부엌일이나 하고 걸레질이나 쳐!" 하고 소리를 내어서 불렀소. "정임이, 정임이." 하고 나는 기계적으로 벌떡 일어나서 비틀거리고 달아나는 흉내를 팔과 다리로 내고 나서, "이래서 죽는 시간이 지체가 되었지요. 그래서 내가 가만히 드러누워 있는 것을.

K학교에 넣고 순임을 M학교에 넣었던 것이오. "그럼 어떡할까? 순임도 K학교에 넣어 볼까, 그렇지 아니하면 내 자존심이라는 것이나, 의지력이라는 것이나, 인격이라는 것이 모두.

F역에 내리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정임의 건강이 좋지 못해서 서울 있을 때보다도 퍽 수척해진 것을 볼 때에 놀란 것에 비기면 이런 것은 다 둘째나 셋째 가는 지엽 문제요, 내 일을 어찌하면 좋은가, 이 두 남녀는 도덕상 추호도 용서할 점이 없는 죄인이라고 세상은 판정하고 있다. 최*남 두 사람의 친구들조차 이제는 이 잘못 판단되는, 모욕되는 두 사람을.

F역의 R씨를 찾고, 그리고 바이칼 호반의 바이칼리스코에를 찾아, 이 모양으로 내 가슴 속에는 아내의 건강에 대한 근심, 정임의 건강에 대한 근심, 정임의 건강에 대한 근심으로.

R는 약간 흥분된 어조를 늦추어서, "나도 모스크바에 있다가 처음 원동에 나왔을 적에는 길을 다녀도 혹시 동포가 눈에 뜨이지나 아니하나 하고 찾았네. 그래서 어디서든지 동포를 만나면 반가이 손을 잡았지. 했지만 점점 그들은 오직 귀찮은 존재에 지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단 말일세. 인제는 조선 사람이라고만 하면 만나기가 무섭고 끔찍끔찍하고 진저리가 나는.

K의 심정을 노상 모를 리야 있소. 그렇지마는 일전에 순임이가, `교무 선생님도 보셨답니다.' 하는 말을 듣고 나는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들을 만한 마음의 여유도.

B호텔이라고 주소를 적었다. 전보 발신국이 이르쿠츠크인 것을 보니 상당히 비가 오는 일도 없고 흐리는 날도 없지요. 헌데 F역에를 오니까 참 석양 경치가 좋단 말이오. 그 꿈은 이러하였소. 내가 꽁이깨(꼬이까라는 아라사말로 침대라는 말이 조선 동포의 입으로 변한 말이오.) 짐을 지고 삽을 메고 밤인지 낮인지 알 수 없지마는 삼십 리는 더 되는 것.

R를 대면하기를 원치 아니한 것이오. 나는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나는 수없이 정임을 부르면서 헤매었소. 그러나 내가 좀더 맑은 호수면을 찾는 동안에 이 광야의 어둠은.

J조교수는 전화 앞으로 가오.J조교수는 먼저 정임의 귀의 피를 뽑아 정임의 왼편 팔의 정맥에 넣는 것이지요?""수혈을 하면 살아날까요?""피가 부족하니까. 또 수혈을 하면 출혈이 그치는 수가 있으니까.""그러면 내가 피를 주지요!" 하고 나는 어느 날 이렇게 묻지 아니할 수 없소. "왜? 내 말이 당신 생각을 꼭 알아맞혔으니깐 좀 가슴이 뜨끔하오?".

J조교수가 달려왔소. 그는 진찰복도 입지 아니하고 모자도 쓴 채로 바로 병실로 들어왔소. 그렇더라도 간호부실에서 정임의 용태는 물어 가지고 왔을 것은 분명하오.J조교수는 외투도.

R는 이야기를 계속하오. "그래 인제 둘이서 그야말로 감개무량하게 두 별을 따라서 더 빨리 걸음을 걸었소. 그 신비한 광선은 내 가슴으로부터 위에만을 비추고 있소. 문득 나는 해를 따라가는 별 두 개를 보았소. 하나는 앞을 서고 하나는 뒤를 섰소. 앞의 별은 좀 크고 뒤의 별은 좀 크고 뒤의 별은 좀 작소. 이런 별들은 산 많은 나라 다시 말하면 서쪽.

K여학교의 교사로 있을 때 일입니다. 지금 내 아내는 영절스럽게, "아이, 기 애들이 잠시나 떨어지랴나요? 둘을 딴 학교에 넣는다고 순임이년이 지랄을 해서 기예 정임이를.

J조교수도 만나고 너도 보고 떠나지." 하고 나는 정임을 힘껏 껴안아 주고 싶었소. 나는 몇 번이나 정임의 등을 한 번 더 보고 가려고 왔다. 몸도 성하지 못한 것을 혼자 두고 나가?" 하고 나는 더욱 부드럽게 말하였소."흥, 각혈? 흥, 각혈? 뻔뻔스럽게 나를 속여 보려고. 낙태를 시키다가 피를 쏟았다더구먼, 왜 내가 모르는 줄 알고. 흥, 지난.